● 매년 10월 노벨상을 패러디한 괴짜들의 노벨상 시상식이 열립니다.
●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소속 박승민 박사가 올해의 이그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 이그노벨상을 받은 한국인은 지금까지 총 5명입니다.
1. 개요
이그노벨상은 미국 하버드 대학교 유머과학잡지인 황당무계리서치연보가 과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1991년 제정한 상입니다. 일반적으로 웃기거나 잉여스러운 연구에 수여되지만 그에 못지않게 등신짓을 한 사람이나 단체에게 경각심의 목적 을로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연구가 상충할 경우 아예 둘 다 주는 등 수상과정도 웃긴 편입니다. 즉 등신 같지만 멋있는 연구로 주는 경우와 그냥 등신 같은 연구로 주는 경우로 나뉘고 있습니다.
시상식은 매년 10월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1-2주 전에 이뤄지며 시상식 장소는 하버드대학교 샌더스 극장입니다.
2. 수상과정
이그노벨상은 정해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이 때문에 실제 목록을 봐도 알 수 있지만 종목부터가 변동이 심합니다. 심지어 1회에는 7개 부분에 시상했고 지금은 10개 부분을 시상합니다. 심지어 첫회에는 3명의 가짜 수상자에게 시상하기도 했지만 진짜가 낫다는 이유로 일회성에 그쳤습니다
.
수상자 결정은 이그노벨상 위원회가 합니다. 이 위원회에는 이그노벨상을 기획한 마크 에이브러햄스를 포함한 AIR편집진노벨상수상자를 포함한 과학자들 기자들 그 외 세계 각국의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절대로 한 곳에 모여서 회의를 하지 않고 대신 추천서를 받습니다. 자기 자신을 추천해도 되는데 이렇게 해서 수상한 것의 거머리의 식욕을 연구한 노르웨이 연구진뿐입니다.
이렇게 추천을 받아서 1차 협의를 통해서 걸러내고, 마지막에는 길에 나가서 지나가는 사람 몇 명 불러서 최종투표를 받는 방식입니다.
3. 수상조건
이 조건들은 마크 에이브러햄스의 책 이그노벨상 이야기에서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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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 기준
다시는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업적을 이룩한 사람에게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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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적 기준
수상자가 이룬 업적은 반드시 바보 같으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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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추천가능자
전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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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분야
일단 수상자를 선정한 다음에, 그 수상자를 분류한다. 때문에 분야가 없어서 수상 못 하는 사람은 없다. 매년 나오는 분야는 생물학, 의학, 물리학, 평화, 경제학의 5개며 그 외에 상은 필요하면 만든다.
4. 시상식
최초의 시상식은 1991년 MIT 박물관에서 350명이 운집한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이때도 노벨상 수상자 4명이 시상자로 참여했다. 이후 점점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MIT에서 가장 넓은 공간으로 이동했습니다. 하지만 1994년 MIT에서 시상식 행사에 불만을 가지고 막으려고 했기 때문에, 하버드 대학 샌더스 극장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시상식에는 MIT와 하버드대학의 교수들과 학생회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후원합니다.
이 시상식은 일종의 축제가 되어서 온갖 행사가 다 벌어집니다. 애초에 1회 대회에 참석한 노벨상 수상자들부터 가면무도회 수준 복장으로 등장했고, 1992년 2회 시상식부터는 관중들이 종이비행기를 식장으로 날렸으며, 듣도 보도 못한 단체[회원들의 퍼레이드, 노벨상 수상자들과 전문 오페라 가수들이 함께 하는 미니 오페라 공연, 과학자건 배우건 정치인이건 상관없이 30초 동안 강연을 할 수 있는 하이젠베르크 확정성 강연회 등 시상식 자체가 볼거리입니다.
노벨상 수상자 왼발 석고모형을 경매로 판매한 적도 있고,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 콘테스트도 있었고, 심지어는 두 과학자가 이 시상식에서 진짜로 결혼한 사건도 있었다. 이 결혼식은 정확하게 60초가 걸렸습니다.
2023 이그노벨 수상자는?
지난 14일 미국 하버드대에서 열린 제33회 이그노벨상 시상식에서 화학 지질학 문학 기계공학 공공보건 등 10개 분야의 수상자가 발표되었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대 소속 박승민 바사가 공공보건분야 올해의 이그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박박사는 대변의 모양을 시각적으로 분석해 암이나 과민대장증후군 징후를 찾아내고 소변에 포도당이나 적혈구 등이 포함돼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변기를 발명했습니다.
그는 이그노벨 수상에 대해 오늘 우리는 스마트 헬스케어 변기란 생각을 비웃을지 몰라도 이번 수상은 가장 개인적인 순간조차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멸종 위기종인 코뿔소를 온전한 상태로 옮기는 건 동물보호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입니다. 미국 코넬대 연구진은 2019년 나미비아 정부와 함께 헬리콥터에 12마리의 코뿔소를 마취시켜 각각 옆으로 누 운자 세와 거꾸로 매단 자세로 대 달아 옮기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거꾸로 매달아 옮길 때 폐 기능 손상이 덜하다는 결과를 얻어 올해의 운송상을 받았습니다.
올해 이그노벨상 화학지질학상은 왜 많은 과학자가 바위를 핥는 것을 좋아하는지 규명한 영국 가이세스터 대학의 얀 잘라 시에 비치 교수가 받았고 의학상은 시신을 분석해 양쪽 콧구멍의 코털수가 같은지 확인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고 합니다.
한편 이그노벨 수상자들에게는 트로피와 함께 2000년대 초인플레이션을 겪을 당시 잠바브에 가 발행한 10조 짐바브웨 달러 1장이 상금으로 수여되었는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이 지폐는 현재 1-2만 원 수준으로 거래된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이그노벨상 수상자가 또 있었다.
사실 박박사에 앞서 총 4명의 한국인이 이그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지난 1999년 향기 나는 양복을 발명한 코오롱의 권혁호 씨가 가장 처음으로 환경보호상을 받았고 이어서 2000년에는 37년간 대규모 합동결혼식을 주최해 3600만 쌍의 결혼을 성사시킨 공로로 통일교 문선명 총재가 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세 번째 수상자는 2011년 수학상을 받은 다미선교회 이장림 목사인데 그는 지난 1992년 휴거가 임박했다고 주장한 인물입니다. 이 목사는 세계종말을 열정적으로 예언한 사람들 중 하나로 공동수상을 했는데 수상명목은 수학적 추정을 할 때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세상에 일깨워 준 공로라고 합니다. 그리고 2017년 약한 진동이 올 때 커피가 쏟아지는 현상에 대해 연구한 한지원 씨가 유체역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누구나 어렸을 때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상상 한 번쯤 해봤을 것 같습니다. 평소에 풍부한 상상력을 갖은 사람들은 언젠가 이그노벨 수상자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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