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 차
1. 고물가에 식품업체들이 가격을 유지하고 양을 줄이고 있습니다.
2. 가격과 양은 유지하고 품질과 서비스를 낮추는 경우도 있습니다.
3. 현행법상 고지 없이 제품용량을 줄여도 포장표시와 일치하면 됩니다.
4. 마무리
요즘 과자나 냉동식품을 사면서 한 번씩 느꼈을 반응들 " 왜 양이 줄은 느낌이지?"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양이 줄었다고 합니다.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슬픈 현상이 일어나는 건지 알아보겠습니다.
1. 과자의 양이 줄어든 것 같은 건 내 착각인가? 응 아니야~~
식품업체들이 일부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두고 중량을 낮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슈링크 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줄어든다는 뜻의 슈링크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제품 가격과 내용물은 유지하면서 용량만 줄여 실질적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거두는 걸 말합니다. 보통 고물가 시기에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지난달 20일 동원F&B가 중량을 기존 5g에서 4.5g으로 낮춘 양반김을 소매점에 납품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6월에도 대표제품인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더드의 가격은 그대로 두고 중량만 낮추었습니다. 또 지난 7월에는 해태제과에서 고향만두의 용량을 기존 415g에서 378g으로 줄였습니다. OB맥주는 지난 4월 카스 375ml 묶음팩의 제품용량을 1캔당 5ml씩 줄였습니다.
슈링크 플레이션은 사실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오리온 농심 서울우유가 일부제품의 중량을 각각 5g씩 줄였습니다. 이에 대해 식품업체들은 원부자재값이 올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2. 가격도 용량도 그대로인데 품질이 영...?
판편 가격은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품질과 서비스를 낮춰 비용을 절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인색하게 군다는 뜻의 스킴 과 인플레이션을 합성한 스킴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가격과 용량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값비싼 고급재료를 좀 더 싼 품질의 낮은 재료로 바꾼다거나 비슷한 다른 성분으로 대체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마요네즈에 값비싼 달걀노른자 함량을 낮춰 제품을 판매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7월 델몬트 오렌지 포도주스를 가격과 용량은 그대로 둔 채 안에 들어가는 과즙 함량만 기존 100%에서 80%로 낮춰 출시했습니다. 지난해 9월 롯데리아는 기후 여파로 양상추가격이 급등하지 일부 매장에서 햄버거에 양상추와 양배추를 섞어서 제공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맥도널드는 양상추의 양을 줄이거나 아예 빼는 식으로 제조를 했다고 합니다. )
식료품뿐 아니라 서비스에서도 스킴 플레이션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디즈니 월드는 지난 2021년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복귀과정에서 티켓가격은 그대로 인데 주차장을 오가는 트램서비스를 재개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방문객들은 주차장에서 테마파크까지 2km를 걸어야 했고 소비자들이 크게 반발하자 이후 천천히 서비스를 재개했습니다.
3. 이래도 문제 안되는 걸까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같더라도 제품의 중량이 줄거나 품질이 저하 됐으니 결과적으로 가격이 인상된 셈입니다. 소비자를 존중하지 않은 행태일 수 있지만 현행법상 고지 없이 제품 용량을 줄여도 포장 표시와 일치하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결국 원재료 값인상에 따른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 넘기는 일정의 꼼수라고 지적을 했습니다.
이에 가격 변동 처럼 용량 변화 역시 기업이 소비자에게 사전에 공지를 하여야 하고 정부도 이를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4. 마무리
올해 초부터 정부는 식품업계에 가격인상 자제 요청을 해오고 있지만 이후 가격을 올리는 대신 슈링크플레이션, 스킴 플레이션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원가 부담이 커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해도 아무런 고지 없이 용량을 줄이는 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기 당하는 기분이 들어서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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